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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서점에서 하룻밤을 보낼 수 있다면?” 일본에서는 이 상상이 현실입니다. 단순히 책을 사고 읽는 공간을 넘어서, 하루를 머무는 공간으로 진화한 서점들이 등장하고 있죠. 오늘은 일본에서만 가능한 ‘서점 숙박’이라는 특별한 문화를 중심으로, 그 배경과 사례들을 들여다보려 합니다. 책과 함께 잠드는 공간 . '북 앤 베드 도쿄'의 탄생 배경2015년, 도쿄 이케부쿠로에 생긴 한 서점은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습니다. 그 이름은 바로 북 앤 베드 도쿄. 이곳은 단순한 서점이 아니라, 책을 읽다 잠들 수 있는 호스텔형 북스페이스입니다. 수백 권의 책이 벽면을 따라 빼곡히 진열된 공간 속에서, 침대 대신 책장 틈에 마련된 작은 캡슐 공간에서 숙박이 가능합니다.이 독특한 콘셉트는 ‘책을 사는 공간’이 아니라 책과 함.. 2025. 6. 28.
책을 파는 공간’에서 ‘사람이 모이는 공간’으로 한때 서점은 책을 사고파는 조용한 공간이었습니다. 하지만 유럽 곳곳의 독립 서점들은 이제 단순한 판매 공간을 넘어, 사람과 사람이 이어지는 작은 공공장소로 진화하고 있습니다. 책은 여전히 중심이지만, 그 주변에 펼쳐진 이야기들은 훨씬 더 다채롭습니다. 책만 진열하는 시대는 끝났다. 콘셉트와 큐레이션의 진화 유럽의 독립 서점들은 더 이상 단순히 책을 나열하는 공간이 아닙니다. 이제는 서점이 곧 콘셉트를 가진 브랜드 공간이자, 운영자의 세계관을 드러내는 플랫폼이 되었습니다. 이 변화는 단순한 ‘인테리어 예쁨’ 차원이 아닌, 철저한 큐레이션 철학에서 비롯됩니다. 예를 들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의 한 서점은 문학과 사회비평 중심의 서점입니다. 이곳은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참여한 큐레이션 시스템을 통해, 책이 단순.. 2025. 6. 27.
진짜 서점의 본질 우리는 흔히 책을 사러 갈 때 ‘대형 서점’부터 떠올립니다. 그러나 전 세계에는 대형 체인 서점 없이도 풍부한 독서 생태계를 유지하는 나라들이 존재합니다. 핀란드와 네덜란드, 이 두 나라의 독립 서점들이 어떻게 그 역할을 수행하고 있는지 살펴보면, 진짜 서점의 본질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핀란드 마을 중심의 책방, 공동체의 품으로 들어온 서점핀란드에는 ‘알라딘’도 ‘예스24’도 없습니다. 헬싱키에 대형 종합서점 몇 곳이 있지만, 전국적으로는 소규모 독립 서점들이 도서 유통과 문화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서점이 단순한 상점이 아니라 지역 공동체의 일부로 작동하고 있다는 사실입니다.대표적인 예가 핀란드 남부의 소도시 포르보에 위치한 애나스 북스토어입니다. 이곳은 단순한 서점이 아닌 지역.. 2025. 6. 26.
독립 서점은 왜 존재하는가 서점 주인들의 철학 독립 서점은 책을 팔기 위해 만들어진 공간일까요? 아니면, 책을 매개로 사람과 생각이 머무는 장소일까요? 이 질문을 안고 만난 몇 명의 서점 주인들은 각자의 방식으로 “왜 이 일을 계속하느냐”는 물음에 답하고 있었습니다. 책은 팔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는 서점 서울 연희동 책방 연희서울 연희동의 작은 주택 골목에 자리 잡은 ‘책방 연희’는 언뜻 보면 여느 독립 서점과 다르지 않아 보입니다. 좁은 입구, 책이 빽빽한 진열대, 따뜻한 조명 아래의 테이블. 하지만 이 공간을 운영하는 김소정 대표는 처음부터 ‘이윤보다 감정이 먼저 오는 공간’을 상상했다고 말합니다. “책을 파는 건 부차적인 일입니다. 이 공간에서 누군가 울고 가도 괜찮다고 생각해요.”실제로 이 서점에서는 책이 너무 많이 팔리면 당황스러울 때도 .. 2025. 6. 26.
SNS에서 인기 있는 일본 독립 서점은 정말 좋을까? 요즘 SNS에서는 일본의 예쁜 독립 서점 사진이 자주 보입니다. 정갈한 인테리어, 감성적인 조명, 포토존처럼 보이는 책장까지 실제로 가보고 싶어지는 비주얼이죠. 하지만 그런 서점들이 진짜 좋은 서점일까요? 오늘은 직접 발로 찾아가본 몇 곳의 경험을 바탕으로, SNS 인기와 실제 만족도 사이의 거리를 솔직하게 이야기해보려 합니다. SNS 속 서점은 공간이 전부일까? 기대감과 첫인상의 간극SNS에서 자주 접하는 일본 독립 서점의 이미지들은 주로 인테리어와 구도가 뛰어난 사진들입니다. 깔끔하게 정돈된 책장, 감성적인 천장 조명, 아기자기한 소품, 필름 카메라로 찍은 듯한 따뜻한 색감의 이미지들. 이런 비주얼은 ‘저기 꼭 가보고 싶다’는 마음을 들게 만듭니다. 특히 일본 특유의 미니멀한 미학과 여백의 미가 잘.. 2025. 6. 24.
독립 서점에서 발견한 독립출판물들 대형 서점에서는 만나기 어려운 책들이 있습니다. 작은 도시의 감정을 담은 에세이, 하루를 기록한 일기장, 손글씨로 가득 찬 산문집 같은 책들. 오늘은 그런 책들을 직접 만들고 전하는 로컬 작가들의 독립출판물을 소개합니다 — 내가 사랑하게 된 작은 서점에서 발견한 소중한 책들입니다. 동네를 기록하는 문장들 골목에서 태어난 에세이독립출판물에서 가장 먼저 눈에 띄는 장르는 단연 에세이입니다. 특히 동네의 감정, 시간, 풍경을 기록한 로컬 에세이들은 지역과 책방을 연결하는 다리처럼 기능합니다. 서울 연희동의 ‘리플레이북스’, 부산 초량의 ‘책방 봄봄’, 제주 한경의 ‘한 달 살이 책방’ 등은 그런 책들을 사랑하는 서점입니다. 이곳들에서 발견한 몇 권의 책은 작고 조용하지만, 오히려 그래서 더 크고 오래 남는 .. 2025. 6. 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