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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급 250만원, 서울에서 자취하며 한 달 살기

경제기사 2025. 6. 26. 10:58

월급 250만원, 서울에서 자취하며 한 달 살기! 진짜 지출 공개

 

서울에서 자취하며 한 달을 살아간다는 건, 상상 이상으로 빠듯한 일입니다. 특히 월급이 250만 원 선이라면 더더욱 계산적이고 전략적인 소비가 필요하죠. 이번 글에서는 실제 월급 250만 원을 기준으로, 서울에서 자취하는 1인의 한 달 지출 내역을 가감 없이 공개하고, 그 속의 현실과 고민들을 나눠보려 합니다.

 

월급 250만원, 서울에서 자취하며 한 달 살기

 

고정지출 살아만 있어도 사라지는 160만 원

가계부의 첫 페이지는 언제나 ‘고정지출’입니다. 아무리 절약을 해도 매달 무조건 나가는 돈이죠. 서울에서 자취하며 받는 월급이 250만 원일 때, 현실적으로 고정지출은 약 160만 원 수준으로 책정됩니다. 가장 큰 항목은 월세입니다. 보증금 1천만 원에 월세 60만 원짜리 원룸에 살고 있습니다. 관리비, 수도세 포함해서 보통 65만 원 선이지만, 겨울에는 난방비로 인해 70만 원을 넘기도 하죠. 두 번째로 큰 고정지출은 식비. 회사 근처에서 점심만 먹더라도 8천~1만 원은 기본입니다. 주말 자취 요리와 간편식 포함, 한 달 식비는 약 35만 원. 그 외에 통신비(휴대폰 요금 6만 원), 교통비(버스+지하철 정기권 7만 원), 보험료(실비+청년형 종합 12만 원), 넷플릭스+멜론 구독(약 2만 원) 등으로 매달 일정하게 지출됩니다. 이렇게만 계산해도 약 157~160만 원 정도가 기본적으로 나가게 됩니다. 월급의 64%가 아무런 ‘재량 소비’ 없이 사라지는 구조입니다. 여기에서 느끼는 감정은 ‘나를 위한 돈은 거의 없구나’라는 무력감. 자취는 단순히 독립의 상징이 아니라, 매달 생존 비용을 감당해내야 하는 경제적 과제이기도 합니다.

 

변동지출 사회생활, 건강, 취미 사이의 줄다리기

고정지출을 빼고 나면 약 90만 원이 남습니다. 이 돈은 변동지출, 즉 내 선택에 따라 쓰는 돈입니다. 문제는 이 ‘선택의 자유’가 생각보다 좁다는 점입니다. 먼저 사회생활비. 회식, 친구와의 약속, 생일 선물, 커피값까지 포함해도 절대 작지 않은 액수입니다. 실제 지난달 기준으로 카카오페이, 토스 내역을 분석해보니 식당/카페 지출만으로 약 28만 원이 나갔습니다. 혼자 밥을 먹을 때보다 다른 사람과 함께일 때 소비가 더 커지고, 이건 곧 인간관계를 유지하는 비용이기도 합니다. 그다음은 건강 관련 지출입니다. 병원비는 자주는 아니더라도, 치과나 피부과 한 번 가면 기본 5만~10만 원. 여기에 영양제, 운동 클래스, 스트레칭 도구 등 건강을 위한 최소한의 소비도 점점 필수가 되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취미. 독서, 영화, 클래스를 수강하거나, 나만의 유튜브 프리미엄, 구독형 플랫폼도 많죠. 사실상 스트레스를 풀기 위한 돈입니다. 개인적으로는 독립 서점에서 한두 권의 책을 사고, 미술 전시를 보며 여유를 찾고 있지만 이마저도 월 5만~10만 원은 필요합니다. 결국 남는 돈은 많지 않습니다. 이달은 총 변동지출이 약 55만 원이었고, 비상금 이체는 불가능했습니다. 즉, 예산 안에서 잘 살았지만 저축은 못했다는 결론입니다.

 

저축은 사치일까? 비상금, 미래, 여유 사이에서의 고민

많은 재테크 콘텐츠는 말합니다. “무조건 통장 쪼개고, 30% 이상 저축해라.” 하지만 현실은 다릅니다. 월급 250만 원을 받고 서울에서 자취하면, 저축은 선택이 아니라 희생을 필요로 합니다. 비상금을 만들기 위해선 뭔가를 포기해야 합니다. 외식을 줄이고, 인간관계를 줄이고, 스스로에게 투자하는 것도 줄여야 하죠. 매달 10만 원을 저축한다고 해도 연 120만 원. 갑작스러운 병원비나 가족 행사가 생기면 단번에 사라질 액수입니다. 이 때문에 요즘은 ‘무지출 챌린지’나 ‘N일 저축 프로젝트’ 같은 방식으로 억지로 저축하려는 사람들이 늘고 있지만, 그 또한 정서적 피로감을 부릅니다. 너무 아끼면 삶의 질이 낮아지고, 조금만 느슨해지면 다시 원점이 되기 때문이죠. 그래서 나는 매달 비상금 통장에 5만 원씩 자동이체하고, 따로 의식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소액이라도 누적되면 위로가 되고, 최소한 ‘나는 나를 포기하지 않았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으니까요. 또한, 저축이 불가능한 달도 자책 대신 기록을 남기는 방식으로 접근합니다. 오늘 못 했지만 다음 달엔 다시 시작할 수 있도록. 중요한 건 계속 돌아보는 힘입니다.


서울에서 월급 250만 원으로 자취하며 살아가는 건 결코 여유롭지 않습니다. 그러나 기록하고, 감정과 숫자를 함께 다뤄보면 나만의 리듬을 찾을 수 있습니다. 이 글이 누군가의 ‘작은 현실’에 공감과 방향을 줄 수 있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