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카테고리 없음

3일 차의 벽 – 무너질 것 같은 시점에서 버틴 전략

by nangdream 2025. 8. 7.


습관을 바꾸는 과정에서 가장 많이 들었던 말 중 하나가 ‘3일 차의 벽’이었다. 처음엔 그 말이 다소 과장처럼 느껴졌다. 하지만 막상 루틴 실험을 시작하고 사흘째 되던 날, 그 벽이 얼마나 현실적인지 뼈저리게 느꼈다. 의욕은 사라지고, 이유 없는 피로와 귀찮음이 몰려왔다. 그리고 이 시점을 넘기기 위해선 단순한 의지력 이상의 무언가가 필요했다.

 

3일 차의 벽 – 무너질 것 같은 시점에서 버틴 전략

 

신선함이 사라진 자리, 지루함이 들어온다

첫날과 둘째 날은 새로움과 도전 의식이 나를 움직였다. 계획한 루틴을 실행하는 것만으로도 뿌듯했고, ‘이번엔 다르다’는 자기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3일 차 아침, 그 감정은 거짓말처럼 사라졌다. 어제와 똑같은 행동을 또 한다는 지루함이 몰려왔고, 뇌는 ‘굳이 오늘까지 해야 하나?’라는 의문을 계속 던졌다. 이때 가장 위험한 건, 지루함을 게으름으로 착각하는 것이다. 사실 지루함은 습관 형성의 필수 과정이지만, 그 순간엔 ‘흥미 없는 일’처럼 느껴져 쉽게 포기하게 만든다. 나는 이 지루함을 견디기 위해 루틴의 형식을 조금 변형했다. 같은 행동이더라도 장소를 바꾸거나, 시간대를 조정해 신선함을 주는 식이었다. 예를 들어, 집에서 하던 스트레칭을 공원에서 해본다든가, 아침 대신 저녁에 루틴을 옮겨보았다. 변화를 주니 지루함이 줄었고, 루틴을 이어가는 동력이 다시 생겼다. 지루함은 실패의 신호가 아니라, 습관이 자리를 잡기 위한 몸부림이라는 걸 깨닫는 순간, 그 벽은 조금 낮아졌다.

 

‘오늘만 쉬자’는 함정과의 싸움

3일 차의 벽에서 가장 많이 떠오르는 생각은 ‘오늘만 쉬자’였다. 겉으로는 하루 휴식 같지만, 사실상 포기의 문을 여는 말이었다. 특히 바쁘거나 피곤한 날에는 이 합리화가 더 강하게 작동했다. 그래서 나는 이 함정을 피하기 위해 ‘축소 실행’ 전략을 썼다. 목표가 20분 운동이라면, 정말 힘든 날은 5분만 하고 끝냈다. 목표를 완전히 포기하는 대신, 최소한의 행동만 해도 성공으로 간주하는 방식이었다. 이렇게 하면 완전히 루틴이 끊기는 것을 막을 수 있었고, 다음 날 다시 정상적으로 이어가기 쉬웠다. 심리학적으로도 완전한 중단보다 축소 실행이 장기 습관 형성에 훨씬 유리하다. 중요한 건 양이 아니라 ‘연결’이었다. 그래서 3일 차의 피로 속에서도, 의자에 앉아 책 한 페이지를 읽거나, 물 한 잔을 마시는 정도로라도 루틴을 지켰다. 그 작은 행동이 다음 날의 나를 다시 궤도 위로 올려놓았다.

 

나를 밖에서 바라보는 시선 만들기

3일 차를 넘기기 힘든 이유 중 하나는, 스스로에게만 책임을 묻는 구조 때문이다. 내가 나만을 감시할 때는 핑계를 대는 것도, 변명하는 것도 쉬워진다. 그래서 나는 의도적으로 ‘외부 시선’을 만들었다. 친구에게 루틴 실험을 하고 있다고 알리거나, SNS에 매일 진행 상황을 간단히 기록하는 식이었다. 누군가가 지켜보고 있다는 가벼운 압박감이, 귀찮음보다 강하게 작용했다. 특히 3일 차처럼 동기가 떨어질 때는 이 외부 시선이 강력한 부스터가 됐다. ‘오늘 안 하면 물어볼 사람이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몸을 움직이게 했다. 물론 이 방식은 지나치게 부담을 주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결과보다 ‘했는지 안 했는지’ 정도만 공유했고, 스스로를 칭찬해주는 반응이 돌아올 수 있는 안전한 환경을 선택했다. 나를 나만의 감시망에 가두지 않고, 부드럽게 지켜봐 줄 타인의 존재가 벽을 넘는 데 큰 힘이 됐다.


3일 차의 벽은 단순한 게으름이 아니라, 새로움이 사라지고 뇌가 안정성을 되찾으려는 자연스러운 반응이었다. 하지만 그 벽을 넘기 위해서는 완벽함보다 연결, 내부 의지보다 외부 시선이 더 큰 힘을 발휘했다. 그리고 그 경험은 앞으로 어떤 루틴을 만들 때든, ‘포기 대신 조율’이라는 원칙을 떠올리게 만들 것이다.